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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우리는 ‘보헤미안 랩소디’에 열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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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EDIT GIANT 작성일19년02월22일 09:49 조회1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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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

    왜 우리는 보헤미안 랩소디에 열광하는가?

    퀸을 모른다는 이에게 퀸을 알고 있었음을 깨닫게 해주는 영화

     

    by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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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아닌 퀸 열풍이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지난 1031일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는 한 달이 훌쩍 넘도록 후끈한 열기를 이어가며 600만 고지를 넘어섰다. 음악 영화로는 592만 명을 들인 레미제라블(2012)’를 넘어 역대 최다 기록이며, 2018년 개봉작 가운데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을 제치고 흥행 4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 세상에, 한국에서 음악 영화가 공룡이 나오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이기다니. 진짜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어쨌든 소싯적부터 퀸을 인생 밴드로 품어온 필자로서는 썩 즐거운 시기다. 온 동네 점주들이 보헤미안 랩소디단체 관람이라도 했는지 카페를 가나, 술집을 가나, 그냥 시내만 걸어도 어디선가 퀸 노래가 귓가로 쏙 흘러 드니까. 혹자는 작작 좀 틀라고 짜증도 내는 모양인데 뭐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필자도 2013년 즈음인가 겨울왕국때문에 Let It Go~에 자다가도 환청이 들릴 정도로 시달리고 그랬다. 아주 영어도 모자라 세계 각국 버전을 틀어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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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짚고 넘어가야할 게, 어쩌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이렇게 잘 됐을까? 그야 퀸 유명하고 노래 좋은 거야 누구나 다 알고, 겨울 대목을 노린 경쟁자들이 알아서 나자빠진 덕분도 있을 터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정말 당대의 잘나가던 밴드를 다뤘거나 OST가 끝내 주는 음악 영화는 왕왕 있었다. 그럼에도 마니아의 전유물을 넘어서지 못한 여타 작품과보헤미안 랩소디는대체 뭐가 다르다는 건지. 필자가 그걸 알면 이걸 안 쓰고 영화 제작자를 하겠지만, 여기서는 정답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썰을 풀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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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 영화의 감동, 뮤지컬 영화의 흥

     

    당연한 소리를 한 번 더 하자면 보헤미안 랩소디는 음악 영화다. 그런데 흔히 말하는 음악 영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음악에 대한 영화 그리고 음악에 의한 영화. 전자는 프로든 아마추어든 뮤지션이 주역으로 등장하며 노래와 음반 작업 등 음악이 영화의 주된 소재로 쓰인다. 반면 후자는 말 그대로 영화 전개를 음악으로 이끌어가는, 즉 뮤지컬 영화를 의미한다. 이때 내용 자체는 뮤지션과 전혀 무관한 경우도 왕왕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음악에 의한 영화이지 음악에 대한 영화가 아니니까.

     

    그러니까 음악에 대한 영화는 비긴 어게인(2013)’,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2007)’, ‘스쿨 오브 락(2003)’, ‘록스타(2001)’ 같은 거다. 국내로 치면 하모니(2010)’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정도. 촌뜨기가 결성한 길거리 밴드부터 교도소 오케스트라까지 주인공은 각양각색이지만 음악을 추구하고 음악으로 인해 비로소 완성되는 작품들. 여기서 한 발짝 더 들어가면 러브 앤 머시(2015)’, ‘도어즈(1991)’, ‘시드와 낸시(1986)’처럼 실존하는 유명 밴드를 다룬 일종의 전기 영화가 나온다. ‘보헤미안 랩소디역시 영국의 전설적인 로큰롤 밴드 퀸의 전기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이런 전기 영화는 별로 재미가 없다. 발 킬머가 호연한 도어즈와 게리 올드만의 시드와 낸시모두 마니아 사이에서 수작으로 평가받지만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 밴드의 팬덤한테야 폭풍 같은 감동이겠지만 일반인에게는 조금은 거칠고 불편한 남의 인생사일 뿐이니까. 뮤지션이 주인공이니 노래도 하긴 하는데 영화 내내 조금씩 맛만 보여주다 클라이막스에서나 제대로 터트리는 식이라 음악 듣는 재미로 보기는 힘들다.

     

    보헤미안 랩소디또한 어느정도 이런 부분이 있다. 1960년대 말 퀸 결성부터 86년 라이브 에이드 공연까지 약 26년간의 행적을 빠르게 훑으며, 특히 이민자이자 동성애자인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고뇌와 방황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다. 그래서 이 부분을 불편해하거나 지루해하는 관람객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이조차 앞서 언급한 전기 영화들과 비교하면 수박 겉핥기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 영화는 막 퀸의 위대한 일대기를 장황하게 나열하고 프레디와 존과 로저와 브라이언 메이의 영혼 깊은 곳까지 샅샅이 탐구하는 그런 작품이 아니다.

     

    그보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오히려 뮤지컬 영화 같다. 비록 대사를 노래하며 치지는 않지만 전체 줄거리를 퀸의 명곡들이 탄생하는 순간에 맞춰 끊임없이 음악이 흘러나오도록 했다. 사이사이 인물들의 드라마는 그저 다음에 울려 퍼질 음악을 위한 밑밥에 가깝다. 무엇보다 퀸의 노랫말이 실제로 당시 밴드의 상황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뮤지컬스럽다. 사실 보헤미안 랩소디가 대중성과 별개로 전문가들에게 혹평 받은 이유가 바로 이 지점인데, 필자 개인적으로는 말로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다 노래로 자신을 표현하는게 퀸 답지않나 싶다. 그렇게 보헤미안 랩소디는 전기 영화의 감동과 뮤지컬 영화의 흥을 모두 잡은 보기 드문 음악 영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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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결국은, 퀸이기에 가능한 이야기

     

    보헤미안 랩소디가 흥행하며 영화에 대한 수많은 한줄평이 쏟아졌는데, 필자는 그 중에 퀸을 모른다는 이에게 퀸을 알고 있었음을 깨닫게 해주는 영화라는 문장을 가장 좋아한다. 근 두어 달간 영화를 본 수백만 명 가운데 스스로 퀸에 빠삭한 골수 팬이라 자부하는 사림이 몇이나 될까. 하다못해 영국의 유명 밴드라는 것만 알아도 다행이고, 대다수는 그냥 요즘 핫하다니까 연인이나 가족 손잡고 극장을 찾은 이들이다. 에이 난 퀸 잘 몰라~ 보헤미안 랩소디 잘 몰라~ 하던 관객들이 영화가 끝나갈 때쯤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까닭은 단지 퀸의 노래가 뛰어나서는 아니라, 놀랍도록 익숙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80년대 경부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인기 팝송 메들리를 테이프로 팔던 시절부터 퀸을 흠모하고 여러 명반을 향유해왔다. 시간이 지나 퀸이라는 밴드 자체가 점차 생경해지는 와중에도 음악만큼은 각종 TV 프로그램과 CF에 사용되며 생명력을 이어온 것. 그리하야 관객들은 영화 제목이기도 한 Bohemian Rhapsody는 나오기도 전에 Under Pressure 전주를 반가워하고 We Will Rock You에 놀란 뒤 We Are The Champions과 함께 비로소 전율한 것이다. 마치 아바가 개인인지 그룹인지, 어느 나라 출신인지도 모르면서 맘마 미아!’ OST는 다 들어본 것과 비슷하달까.

     

    물론 음악과 별개로 퀸이라는 밴드,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라는 한 뮤지션의 굴곡진 삶을 그려낸 영화적 완성도도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존 디콘과 브라이언 메이는 본인이 등판했나 싶을 정도로 배우들이 실존 인물과 똑같이 생겼는데, 프레디 머큐리의 라미 말렉이 가장 덜 닮았으나 정열적인 연기로 부족한 면을 충당해냈다. 다만 영화 내용은 극적인 효과를 위해 각색된 부분이 적잖으므로 퀸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면 다른 자료를 추가로 찾아보길 권한다. 어쨌든 이러한 서사가 있기에 뒤이은 공연 장면이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고, 역으로 음악이 있기에 서사가 설득력을 얻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결국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국내 흥행은 퀸이기에 가능한 또 하나의 대기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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